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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죄인
    글쓰기/하루 한 장 2014. 11. 19. 13:36

     

     

    아버지는 명백한 사기꾼을 몰라보셨다. 가족들과 주변사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큰 돈을 빌려주셨고, 모두가 예측했던 대로

    그 돈은 사라졌다.

    아버지는 그 사건에 의해 큰 충격을 받으신듯 했다. 반면 가족들은 동요가 없었다.

     

    시간차.

     

    아버지의 감정은 우리들과 넓은 시간차를 두고 일어났다.

    아버지의 돈이 사기꾼에게로 넘어가는 순간, 우리들에게 사건은 발생과 동시에 일단락 된 것이었지만, 아버지에겐 그 순간이 시

    작이었다. 우리가 아버지를 설득하며 마음 졸이던 때, 아버지는 동요가 없으셨지만, 우리에게 모든 것이 끝난 그 순간 부터 아버

    지는 여러 부정적인 감정의 회오리바람을 일으키고 계셨다. 그제야.

     

     나는 꽤 오래 그 사건을 두고 아버지가 충격을 받으셨다는 것이 납득되지 않았었다. 그리도 눈에 보이는 것을 왜 아버지는 보지

    못 하셨는지. 왜 알아채지 못하셨는지.

     

     

    아버지에게 그는 친구였다.

     

     

    당연한 이야기. 맥 빠지는 정답. 나는 이제야 알았다.

    내가 그 시간차 속에 있어보고나서,

    나와 진실의 사이에 있던 시간차의 공간을 답답함과 슬픔 분노를 업고 끌고 맨 발이 터지도록 걸어 지나면서.

     

    이제야.

    이제야.

    알겠다.

     

    내가 이해 할 수 없었던 어른들의 논리. 나와 같은 듯 다른 편에 서 있었던 그들의 진실.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 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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